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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것들 많이 얘기했다”…대표팀 고참들의 심야 면담, 그리고 번진 가짜뉴스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꺾고 손흥민의 A매치 최다골 신기록까지 나온 밤이었다. 그러나 축제가 끝난 뒤 대표팀 내부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오갔다. 고참 선수 세 명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와 자정을 넘겨 면담했고, 이후 여론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번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전 뒤의 심야 면담

10월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경기가 끝난 뒤, 김민재·황인범·황희찬 등 1996년생 세 선수가 라커룸에서 일부 동료들에게 대표팀 은퇴를 내비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세 선수는 빈 그라운드로 다시 나와 기념사진을 찍었고,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과 자정을 넘겨 면담했다.

현영민 위원장은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그동안 본인들이 힘들었던 것들을 많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황인범은 은퇴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요”라고 부인했고, 김민재와 황희찬은 답하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 역시 은퇴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도마에 오른 ‘주장 리더십’

여러 매체는 이날 면담의 핵심이 2018년부터 이어져 온 손흥민 주장 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고 보도했다. 후배 선수들이 겪어온 어려움과 올해 월드컵까지 반복됐던 문제들이 언급됐다는 것이다. 언론은 그 배경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의 개인 트레이너 문제, 2023 아시안컵의 이강인과의 충돌,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한국 취재진 인터뷰 보이콧 결정 등을 거론하고 있다.

다만 이 내용은 어디까지나 보도와 익명 관계자의 전언이다. 면담에서 오간 구체적인 대화는 공개되지 않았고, 손흥민 본인의 입장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한쪽의 목소리만으로 누구의 잘잌을 따지기에는 이르다.

사실 확인 없이 번진 가짜뉴스

문제는 그 빈자리를 추측이 채우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유튜브 채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장 따돌림’, ‘특정 선수 퇴출’ 같은 자극적인 주장이 퍼졌고, 면담에 참여하지도 않은 이강인을 갈등의 주도자로 모는 게시물까지 나돌았다. 훈련 장면이나 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영상과 AI로 만든 합성 영상까지 근거처럼 돌았다.

이강인 측은 13일 관련 주장이 “사실무근”이며 이강인과 무관하다고 밝히고,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같은 날 대한축구협회도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억측과 비방, 딥페이크 영상의 자제를 요청했다. 협회는 “의견 차이는 건강한 조직에 필요한 과정”이라며 이를 불화로 몰아가는 해석을 지양해 달라고 했고, 팬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을 사과했다.

구분해야 할 두 가지

지금 필요한 것은 두 가지를 나눠 보는 일이다. 하나는 ‘고참 선수들이 대표팀 운영과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보도다. 이것은 협회가 설명하고 점검해야 할 사실 확인의 대상이다. 다른 하나는 특정 선수를 갈등의 주동자나 피해자로 만드는 소문이다. 이것은 근거 없는 낙인이고, 어느 쪽 선수에게도 상처만 남긴다.

두 가지를 뒤섞으면 정작 살펴야 할 대표팀 운영의 문제는 묻히고 팬들 사이의 편 가르기만 남는다. 지금 널리 퍼진 자극적인 주장들 대부분은 후자에 가깝다.

아시안컵까지 남은 시간

대표팀은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뒤 임시 감독 체제로 팀을 추스르는 상황에서, 손흥민과 세 선수 모두 대표팀에 꼭 필요한 고참들이다. 해설위원들이 고참들끼리의 소통과 양보 말고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고 보는 이유다.

협회는 소문 자제를 호소하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심야 면담의 경위와 선수들이 제기한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공개할 수 있는 범위에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손흥민의 입장 표명, 그리고 11월 소집 명단에 이들이 함께 이름을 올릴지가 다음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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